현재 현장실습으로 학교 근처에 위치한 시트지 쇼핑몰에서 실습을 하고 있다. 이곳에서 5일간 근무하면서 경험한 것들을 짧게 정리하려고 한다.
이 정리는 레이 달리오가 말한 원칙과 같이 나를 최적의 방향으로 만들어 줄 알고리즘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이번 한 주는 임팩트 있는 사건이 많지 않은 무난했던 한 주였다. 그러나 많지 않았지 있긴 있었다. 그 사건은 금요일에 터졌다.
사건이 주는 부정적 어감 때문에 호재는 아닐 거라 예측했다면 당당히 빗나갔다. 사건이었으나 (결과적으로)호재였다.
때는 점심을 먹고 쉬는 시간, 갑자기 김사원님이 인턴들을 불렀다. 그러고 엄청 진지하고 걱정하는 톤으로 말을 꺼냈다. "지금 키재기 스티커를 출력하기 위해 시트지가 재단 공장에 있다. 그런데 구겨진 시트지가 많아 직접 가서 수동으로 걸러내야 한다. 직원인 내가 간다면 회사에 남은 사람이 없으니 너희 둘이 가서 해결을 해달라." 직원분의 호소는 간절했다. "부탁한다. 시트지가 1,800개가 넘어 하루 만에 끝나지 않을 수 있다. 고생을 해야 할 수 있다. 대신 일이 빨리 끝나면 거기서 바로 퇴근해도 된다."
재단 공장은 성수동에 있었다. 나는 속으로 기쁨의 환호를 질렀다. 회사가 위치한 곳보다 집에서 훨~씬 가까웠기 때문이다. 출장은 리스크가 컸지만 그만큼 퇴근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는 보상도 컸다. 나는 호기롭게 가겠다고 했다.
오후 1시 30분경, 강남행 버스를 타고 강남역에서 2호선을 타고 성수역에 도착했다. 일찍 도착해서 스타벅스에서 커피 한 잔 하고 천천히 공장을 향했다. 공장은 작업 중이었다. 공장장님을 찾아뵙고, 품질 문제가 있는 시트지를 확인했다. 구겨진 시트지는 재단할 때 기계에 걸려서 작업이 지연된다는 것이다.
양은 꽤 많았다. 하지만 충분히 하루 안에 끝낼 수 있는 분량이었다. 그래서 인턴 2명이서 열심히 품질 작업을 하는데, 공장 직원 2분이 우리를 지켜보시다가 자연스럽게 옆으로 오시더니, 한 묶음씩 가져가셨다. 그리고 정말 쿨하게 우리를 도와주셨다. 행운이었다!
이 분들의 도움 덕분에 작업은 30분 만에 종료됐다. 불량 시트지는 전반부에 많았지 후반부는 거의 없었다. 500장에 1개 정도? 우리는 뜻하지 않은 행운으로 2시간 30분 이른 퇴근을 할 수 있게 됐다!
기분 좋게 퇴근을 하고, 인턴이 추천한 디저트 가게에서 롤케이크를 사고, 은행 볼 일을 보고 퇴근을 했다. 엄마는 디저트를 맛보고 정말 맛있다며 좋아하셨다. 내가 디저트를 사 온 게 살면서 처음이라고도 말씀하셔다...ㅋㅋㅋ
마무리가 행복했다. 그래서 기분이 좋은 한 주가 되었다. 다음 주가 인턴 마지막이라 더더욱 설렌다. 이대로 행복하게 끝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뭐... 여기서 글을 끝내려고 한다. 과거의 나였다면 억지로 교훈을 만들어냈을 것이다. 뜻하지 않은 행운이 오기에 언제나 긍정적으로 살아야 한다 뭐 이런 명언을 남기겠지. 하지만 그냥 여기서 끝낸다. 행복한 마음만 가지고.
'주저리주저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미국 수수료 없는 은행 추천, 캐피탈원 뱅크(CapitalOne Bank) (0) | 2022.07.01 |
---|---|
현장실습의 교훈8 :: 현장실습이 끝났다. 그리고 새로운 길이 열렸다. (1) | 2021.08.27 |
현장실습의 교훈6 :: 여러가지로 성숙해지는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 (0) | 2021.08.09 |
현장실습의 교훈5 :: 나는 인턴이다. 그런데 연구실에 있는 것 같다. (0) | 2021.08.02 |
현장실습의 교훈4 :: 남이 아닌 나를 위한 시간 (0) | 2021.07.26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