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오랜 기간 양적완화를 진행했고,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모두가 알고 있듯 일본은 잃어버린 10년(누군가는 30년)이라고 말하는 장기 침체의 늪(디플레이션)에 빠져있다. 어째서 돈을 많이 풀었음에도 일본의 경제 상황은 나빠지는 것일까? 그리고 미국은 과연 일본과 같은 재패니피케이션(Japanification, 일본화)이 될 것인가?
이 물음에 대한 힌트는 린 알덴이라는 애널리스트의 리서치를 보면 알 수 있다. 그리고 이 내용을 김단테와 로저가 친절하게 설명해 준다.
투자왕 김단테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영상을 토대로 글을 작성해보겠다.
일본 외 선진국도 과연 일본처럼 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이 평소에 있었다. 이 글을 통해 그녀의 주장을 이해하고 나만의 의견을 만든다면 조금의 관점을 가지고 나만의 추론을 할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린의 리서치와 내 생각을 정리하고자 한다.
<린 알덴 링크> https://www.lynalden.com/economic-japanification/
<투자왕 김단테 링크> https://youtu.be/4QMjq2VP_Jg
일본은 경제 불황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아베노믹스라는 특단의 조치로 경제가 살아나는 듯 보여도 장기 시계열로 보면 아직 회복했다고 말할 수 없는 수준이다. 일본은 어째서 장기 불황의 늪에 빠졌을까? 그리고 왜 회복되지 못했을까? 그리고 만약 다른 선진국(특히 미국)도 재패니피케이션(Japanification, 일본화) 될 수 있을까?
1. 버블설명
과거 페트로달러(Petrodollar) 시스템이라는 게 있었다. 이것은 석유를 구입할 때 '달러로만' 결제해야 한다는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 때문에 달러가 없는 일본, 유럽, 아시아 국가는 외화보유고에 달러를 비축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달러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달러 강세를 불러 일으켰다. 이러한 현상에 따라 미국은 무역 적자를 시달리게 된다.
달러가 강세라는 뜻은 상대적으로 외화가 싸다는 뜻이다. 수입품이 상대적으로 저렴해진 것이다. 미국은 저렴한 외국산 제품을 수입했고, 그 결과 미국에 수출하는 나라의 경제가 좋아질 수밖에 없었다. 바로 그 나라가 유럽의 독일, 아시아의 일본이 대표적이었다. 미국으로의 수출로 일본은 해가 거듭할수록 무역 흑자가 증가하기 시작했다. 또한 중국의 2001년 WTO 가입을 시작으로 중국의 무역 흑자도 늘어났다.
이런 상황에 인플레이션 파이터라 불리는 폴 볼커가 미국 연준 의장으로 등장한다. 당시에 미국은 인플레이션은 높은데 경제 성장률이 낮은 '스태그플레이션' 상황이었다. 그는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금리를 매우 올렸다. 게다가 경제는 시장이 알아서 하게 놔두자고 주장한 로널드 레이건이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재정 부양 정책을 펼치기 시작했다. 그 결과 미국의 경제는 성장하고 동시에 달러도 강세를 띄는 모습이 나타났다.
질문1 : (금리를 높여서 물가를 안정시킨다. 그런데 돈을 푼다. 그럼 결국에 금리는 높고 돈은 많은 그 상황 아닌가? 그럼 경제 성장이 일어나나? 은행에 돈 넣어두면 이자가 들어오고 정부에서 돈도 주기 때문에 경제가 성장하는 것인가?)
1985년, 미국은 일본의 국가 경쟁력이 너무 빠르게 올라오는 것에 대해 경계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이를 저지하기 위해 '플라자 합의'를 맺게 되고, 그 결과 환율 조정이 일어나 엔화가 강세를 띄기 시작했다. 일본은 수출을 통해 부자가 되었고, 계속 부자가 되기를 기대했다. 그러나 엔화 강세로 수출이 줄어들자 일본 정부는 금리를 내려 재정 정책을 펼치기 시작했다. 내수 활성화를 위해 돈을 풀었는데 의도대로 되지 않았다. 자금의 대부분이 부동산과 주식 시장으로 흘러간 것이다. 그렇게 일본의 버블이 형성됐다.
질문2 : (뭔가 현재의 상황과 비슷한 것 같다. 코로나로 돈은 풀리는데 그 돈이 주식 시장으로 가는 모습이다. 그렇다면 생각해 볼 수 있다. 이 돈이 일본의 사례처럼 자산 시장으로 흘러가 버블을 만들어 낼 것인가 또는 금리를 상승시켜 버블을 막을 것인가. 연준의 발언을 유심히 봐야할 것 같다.)
2. 일본은 돈을 얼마나 풀었을까?
일본은 2000년대 초반부터 제로금리를 실행했다. 따라서 2000년대부터 돈을 풀기 시작했다.
일본은 GDP 대비하여 돈을 가장 많이 푼 국가이다. 그리고 그래프를 통해 볼 수 있듯 미국은 GDP 대비 돈을 많이 풀었다고 보기엔 어렵다. 제일 아래 빨간색 그래프가 미국이다.
일본이 돈을 풀면 시중에 엔화가 많아지기 때문에 엔화 약세가 일어나야 한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엔화는 아베노믹스 전까지 외화 강세 포지션이었다. 더욱 놀라운 건 아베노믹스 이후에도 엔화가 강세의 기조를 보인다는 것이다.
그럼 일본은 그렇게 많은 돈을 풀고도 환과 경제에서 기대만큼 활약하지 못하는 것일까? 이는 아마도 돈이 MB로 흘러갔기 때문이라고 한다. MB는 본원 통화라고 하며, 연준(미국은행)이 시중 은행으로 발행할 수 있는 통화량을 말한다. 김단테의 말을 빌려 쉽게 설명하자면 MB는 정부에서 은행에 제공하는 돈이고, 이 돈은 남에게 대출해 줄 수 없는 돈이다. 은행은 일정 수준 자산을 보유해야 하고 나머지를 대출할 수 있다. MB가 늘어나면 자산 보유에 압력이 줄어들어 더 많은 대출을 해줄 수 있다.
그런데 경제가 살아나기 위해서, 특히 디플레이션의 늪을 빠져나오기 위해선 M2를 실시해야 한다고 말한다. M2란 광의 통화라고 하며, 시중에 유통되는 돈 또는 유동성을 의미한다. 또다시 김단테의 말을 빌리자면 시중에서 우리가 쓰는 돈이라고 한다. 즉, 소비하라고 시장에 돈을 뿌려야 경기가 살아나지, 은행에게 대출을 더 많이 해주라고 돈을 주는 건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안 된다는 설명이다.
M2만 본다면 일본이 가장 적다고 한다. 그리고 로저는 이것이 가장 큰 핵심이라고 말한다. 아마 일본은 직접 소비가 가능하게끔 정책을 펼치지 않은 게 미국, 유럽과의 가장 큰 차이점이라는 의미 같다.
질문3 : (국민의 호주머니에 정부가 돈을 직접 찔러준다. 그럼 사람들이 소비를 한다. 소비가 늘어나면 인플레이션이 발생한다. 현재 금리가 낮은 상태여도 인플레이션율이 올라기기 때문에 연준은 금리를 '자연스럽게' 올리게 된다. 그럼 경제는 회복한다. 소비는 이뤄지고, 돈은 호주머니에 아직 남아있기 때문이다. 시나리오는 만들어지는데 확증편향에 빠진게 아닐까 생각이 든다. 또다른 시나리오가 떠오르지 않기 때문이다. 좀 더 생각해야 할 것 같다.)
하지만 돈을 많이 뿌렸어도 인구에 따라서 M2 효율성이 달라질 수 있다. 그래서 1인당 M2 증가율을 구해봤는데 이 결과에서도 미국이 6.2%로 가장 높았고 일본이 2.9%로 가장 낮았다. 결국 일본은 돈을 효율적으로 사용하지 못했다는 의미다.
일본은 정말 돈을 효율적으로 풀지도 못했고 쓰지도 못한 것 같다. 일본의 목표 인플레이션은 2%인데 도달한 적이 없다. 딱 한 번 도달한 적 있는데 이는 유가나 식품 가격이 갑자기 뛰어서 올랐던 것이라고 설명한다. 즉, 근원 소비자물가는 2%에 도달한 적이 없다고 볼 수 있다. 이는 결국 M2 정책의 부족으로 귀결된다.
일본 정부의 GDP 대비 부채는 이미 많이 쌓였다. 이는 성장이 나오지 않아 부채를 탕감할 수 없기 때문이다. 성장을 통해 빚을 갚아야 하는데 성장이 일어나지 않기에 정부가 빚을 지면서 국민을 먹여 살리는 모습이다.
정부가 돈을 풀수록 기업과 가계는 소비가 아닌 자신들의 빚을 갚아가고 있다. 이를 디레버리징이라고 한다. 아이러니한 점은 디레버리징은 M2가 줄어드는 현상을 만든다는 것이다. 내가 마음껏 쓰라고 돈을 줬는데 이 돈을 부채 갚는 데에 써서 다시 나한테 돌아오는 꼴이다. 이는 순환 소비가 이뤄지지 않아 또다시 디플레이션을 만들고, 성장과 소비를 기대할 수 없는 사회를 만들게 된다.
이 그래프는 쉽게 말해 일본 종합 상사의 부채 비율 그래프다. 부채비율(D/E Ratio)가 줄어들고 있음을 볼 수 있다. 김단테는 이 같은 문제가 일본의 구조적인 문제에 있다 말한다. 인구구조와 성장에 관한 딜레마에 관한 것들 말이다.
린 알덴은 일본의 장기 불황에 대한 근거를 위와 같이 말한다. 플라자 합의 이후 미국의 견제가 높아져서 마음대로 돈을 풀지 못했다는 것이 있다. 그리고 일본은 자유 민주당이 주로 장기 집권했는데 정치 성향이 보수적이다. 그런데 자산이 많은 사람은 디플레이션을 좋아한다. 가격이 떨어질수록 내가 가진 현금으로 살 수 있는 제품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아마 이 두 가지 생각이 잘 맞았기 때문에 일본의 경제가 발전하지 못했다는 의견이다. 그리고 MoF(Ministry of Finance, 재무부(기획재정부))가 빚이 늘어나는 데에 반대한다는 의견이다. 이미 쌓인 부채가 많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디플레이션은 전 세계 현상이라는 의견이다.
읽어볼 만한 기사 : 고령화로 가계 저축률 9년 후 마이너스 추락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001&oid=015&aid=0003804793
"고령화로 가계 저축률 9년후 마이너스 추락"
한국은행 분석…"75세 이상 고령층 결국 집 팔아 소비할 것" 고령화 비율 2030년 23.5% 부동산·금융자산 처분해 살림 꾸리는 가계 늘듯 주택연금 등 활성화 바람직 주식·펀드 등 위험자산 줄고 안
news.naver.com
3. 미국과 일본이 다른 점
미국은 경상수지가 악화된 국가다. 이 말은 달러가 항상 약세라는 말이다.(이미 전 세계에는 달러가 많아 달러의 가치가 낮다는 의미인 것 같다.) 또한 미국은 대외순자산이 마이너스인 국가다. 미국이 타국에 투자한 금액보다 타국이 자국에 투자한 금액이 더 많다는 뜻이다. 일본과 매우 다른 모습이다. 그리고 미국 국채는 해외 투자자가 약 20~25% 보유하고 있다. 그래서 만약 미국 국가에 문제가 발생하면 국채를 팔 것이고, 이는 달러 약세를 만든다.(정확한 이해가 되지 않았는데 아마 국채를 팔면 통화가 달러로 들어오니 달러 약세가 유지된다는 말 같다) 그리고 미국은 돈을 풀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세계의 경찰을 자처하며 국방비를 막대하게 쓰고, 예산 중 의료비의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또한 이민 정책을 받아들이는 스탠스도 인구 구조에 있어 일본과 다르다.
미국은 빈부격차가 심한 나라 중 하나이다. 이는 일본과도 매우 다른 모습이다. 빈부격차가 크다면 정부는 이 격차를 줄이기 위해 M2 정책을 쓰게 되고, 이는 통화량 증가로 이어져 달러 약세가 지속될 수 있다. 이번 바이든 정부도 M2 정책을 펼치고 있다.
결론은 M2 측면에서 봤을 때 일본이 돈을 많이 풀었다고 볼 수 없다. 그리고 구조상 일본은 앞으로 디플레이션이 지속될 것이라고 본다. 마지막으로 미국은 일본과 같은 길을 가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
코멘트
일본이 장기 불황에 빠진 배경과 원인에 대해서 공부할 수 있었다. 이게 딱 정답이다! 라고 말할 순 없겠으나 뒷배경을 조금이라도 알고 있는게 경제를 공부하는 사람에게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한다.
정리를 하며 떠오르는 질문 3가지를 적어봤다.
정리하자면 1. 폴 볼커의 금리 상승과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의 재정 정책으로 인해 미국 경제가 불타오른 이유가 위 2가지 이유'만' 있는가? 2. 돈이 풀려서 자산 시장으로 유입되는 모습이 코로나 시대의 모습과 비슷한데, 그렇다면 우리도 버블이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 3. M2로 인해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수 있다고 '확답'할 수 있는가?
아마 천천히 혹은 예상보다 빠르게 나만의 답을 찾을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린 알덴의 근거 중에 '불평등'과 '정치 성향'을 근거로 주장을 펼치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불평등 정도가 높을수록 정부가 돈을 더 많이 쓴다는 점을 이번 기회에 알게 됐다. 생각해보니 우리나라도 지원금, 장학금 등등 소득분위에 따라서 지원금을 차등 지급한다. 받을려고만 했지 막상 왜 이렇게 많이 나눠주는지, 왜 나눠주는지 깊게 생각해보지 않았다. 이제서야 생각해보니 우리나라 불평등 정도도 꽤 높은가보다.
정치 성향에 대한 것도 인상깊었다. 일본은 돈이 많을수록 디플레이션이 일어나길 바라는 부자들이 있나보다. 결국 이러한 성향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서 정치를 하고 국가를 이끌어간다고 생각하니... 좀 끔찍하다는 생각이 든다. 경제라는 바퀴가 굴러가려면 성장이라는 원료가 필요한데, 일본은 원료가 점점 떨어지는 것만 같다.
최근 홍진채의 『주식하는 마음』을 읽으며 느낀점은 상대방의 근거가 '반증 가능한 질문'인지 생각하게 됐다는 점이다. 린 알덴의 근거가 논리적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는 그녀의 생각일 뿐 미래의 모습은 어떤 이유로든 바뀔 수 있다. 그러나 저명한 애널리스트의 근거와 생각을 참고하는 것은 분명히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돌고 돌았는데... 내가 처음에 가정했던 것은 선진국은 Japanification 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다른 선진국은 몰라도 미국은 안될 것 같다. 우선 경제 구조 자체(일본은 수출, 미국은 수입)가 아예 다르고, 인구 성장성이 극도로 다르며, 달러가 기축통화라는 점. 이 3가지가 일본과 미국의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한국은... 인구 구조에 혁신적인 뭔가가 없지 않은 이상 일본과 다르지만 같은 방향을 걷지 않을까 걱정된다.
'경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짧은 경제 지식] What is 녹색채권? (0) | 2021.05.06 |
---|---|
친환경 경제에 대해 알아보자 :: 탄소배출권과 탄소시장 개요 (0) | 2021.04.01 |
[2021년 3월 17일] 뉴스 3 :: 스마트 물류전쟁, 페북 뉴스사용료, 현대차 완전자율주행 (0) | 2021.03.18 |
[흥미로운 기사] 플라스틱 재활용의 불편한 진실 / CNN (0) | 2020.10.04 |
젊은 스마트팜 스타트업, 만나CEA 에 대해 알아보자 (0) | 2020.10.04 |
댓글